전략적 책읽기

일상잡설 2007. 4. 9. 11:21


우연히 인터넷 서점에서 아이쇼핑하다 충동구매(?)하게 된 책이다.
분량도 적고 내용도 비교적 무겁지 않아서 쉬엄쉬엄 읽었음에도 이틀만에 다 읽게 되었다.

일단 이 책은 보편적으로 알것만 같은 내용을 전달한다. 단 주의할 것은 '알것만 같은' 이다.
'알것만 같은' 것은 아는것과는 또 다르다.
'알것만 같은' 것들을 잘 정리하여 적절한 단어로 구사하고 의미있게 전달하는 능력은 대단한 것이며
또한 '알것만 같은' 것들을 확실히 되짚어 확실히 알도록 해주는 위대한 효과가 있다고 생각한다.

이책의 여러 유용한 내용중에 '지금 당장 읽지 않더라도 일단 사두라' 라는 내용은
나에게는 적지않은 신선함과 뭔가를 향한 의지를 불러 일으켰다.

IT 개발자로 일을 하는 나는 평소 IT관련 기술서적에 많은 투자를 해 왔다.
현재 보유하고 있는 책의 95% 이상이 IT관련 기술서이다.

비 기술서적을 심도있게 읽어보려 몇번 시도해 봤으나 쉽사리 되지 않았다.
일단 IT서적만 심도있게 보기에도 시간이 부족했으며 딱히 현재 나에게 실질적인 도움이 되지 못한다는
근시안적인 목표의식이 발동했기 때문이다. 따라서 집중도도 떨어지며 말 그대로 책의 내용을 글자만
따라 읽는 식의 비생산적이고 무의미한 글읽기가 되고 말았다.

그러나 늘 마음 한 구석에는 장기적인 발전과 삶의 윤택함을 위해 다양한 장르의 여러 책들을 관심있게
봐야 한다는 부담아닌 부담이 자리잡고 있었다.

이런 부담을 한방에 날려준 대목이 바로 '일단 사두라' 라는 것이었다.
평소 호기심 또는 의문,관심을 가진 분야의 책을 사보려다가도 지금 읽고 있는 혹은 가지고 있는 책부터
읽고 난 뒤에 구입하자라는 생각이 결국 이러한 호기심을 시들게 하고 내가 어떤 호기심을 가졌는지도
까맣게 잊어버리는 결과를 초래했다.
단지, 책을 나중에 사서 읽어보자라는 접근방법이 나의 생각의 창조성마저 무자비하게 잘라버리게 된 셈이다.

당장 읽지 않더라도 일단 책을 사두게 되면 훗날 당시 이 책이 필요했던 이유와 나의 호기심을 잃지 않게 되며
다시 이 책을 읽게 되는 순간 책은 다시 그 가치를 인정받게 된다.
물론 나의 호기심과 지적수준 또한 책의 가치만큼 성장할 것이다.

어떤 분야를 막론하고 관심있거나 궁금하거나 알고 싶거나 배우고 싶은 모든 영역의 책을 일단 사둘려고 한다.
그게 기술서적이던 교양서적이던 고전이던 소설이던 심지어 지도책 이던 상관없이 필요하다고 느끼는 바로
그 시점에 그 책을 사둘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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