묵은 달력을 떼어 내며..

일상잡설 2007. 12. 31. 13:20

같은 잘못을 되풀이 하는 제가 올해도 밉지만
후회는 깊이 하지 않으렵니다.
진정 오늘 밖에 없는 것처럼 시간을 아껴 쓰고
모든 이를 용서 하면 그것 자체가 행복일 텐데
이런 행복까지도 미루고 사는 저의 어리석음을 용서 하십시오.
보고 듣고 말 할 것 너무 많아 멀미 나는 세상에서
항상 깨어 살기 쉽지 않지만 눈은 순결하게 마음은 맑게
지니도록 고독해도 빛나는 노력을 계속하게 해 주십시오.
12월엔 묵은 달력을 떼어 내고
새 달력을 준비 하며 조용히 말 하렵니다.
'가라, 옛날이여', '오라, 새 날이여'
나를 키우는데 모두가 필요한 고마운 시간들이여.

- 이해인 <12월의 엽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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