익숙함 = 무관심?

일상잡설 2007. 2. 9. 23:42
첫 데이트는 낯설고 설레였다.
첫 출근은 긴장되고 조심스러웠다.
첫 아이는 애뜻하고 마냥 안스러웠다.

늘 걷든 길은 지겹고 무료 했다.
늘 타던 버스가 지나치는 풍경은 안중에도 없었다.
늘 자던 집은 떠나고 싶었다.
늘 가던 직장은 지나치게 익숙하고 방만했다.

내가 늘 걷던 길, 늘 보던 풍경, 늘 마주치는 사람,늘 가던 장소는
너무나도 익숙해져버려서 관심을 가질 수 없었다.
관심/무관심의 기준을 들이대지도 않았다.
지나치게 익숙해져 버린 모든 것들은 무관심을 넘어 아무런 기준도 없었던 것이다.

어느날...................
너무나도 익숙하던 그 길을 더 이상 걷지 않게 되었을때.. 걷을수 없게 되었을 때...
너무나도 익숙하던 풍경을 더 이상 볼 수 없을때...
너무나도 익숙하던 사람을 더 이상 볼 수 없을때...
너무나도 익숙하던 내 방에서 더 이상 잘 수 없을때...
너무나도 익숙하던 모든 것들을 더 이상, 영영 접할 수 없을때...
그리고 그것을 알았을때... 느꼇을때...
그 모든 것들은, 그 무관심한 모든 것들은, 그 기준을 들이대기도 싫었던 그 모든 것들은
처음처럼 낯설어 지고 설레여 졌으며, 아름다워 지고, 마주하고 싶고, 느끼고 싶어져 버렸다.
그러나.. 지겹도록 익숙하던 것이 다시 새로워 질때에는 더 이상 예전으로 돌이킬 수 없음을
알게 되었다.

지금도 익숙한게 너무나도 많다.
늘 뭔가 새로운 것을 찾고 싶고 새로운 것을 시도하려고 한다.
지금의 익숙함 역시 언젠가는 새로움이 될줄도 모르면서.........

소중함은 당신의 곁에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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